바셀린을 너무 맹신했던 바셀린 발명가의 최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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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희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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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0년도 못 살고 죽음
바셀린 발명가 로버트 A. 체스브로는 자기 몸에 일부러 상처와 화상을 내고, 하루에 한 번씩 바셀린을 한 숟가락 먹었다. 피부 보호용 연고를 만든 사람이 제품을 이렇게까지 믿었다는 게 제일 놀랍다.
체스브로는 1872년 유전 시설 노동자들이 석유 찌꺼기를 연고처럼 쓰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바셀린을 만들었다. 이후 피부 상처와 습진에 좋다며 큰돈을 벌었는데, 당시 광고만 보면 거의 만병통치약이었다. 그런데 이 사람은 광고 문구를 믿은 정도가 아니라 직접 실험까지 했다.
상처를 내고 바셀린을 발라 낫는지 확인하고, 먹기까지 했다니 좀 무섭다. 효과를 시험하려고 자기 몸을 대상으로 삼은 건데, 이쯤 되면 발명가인지 열성 신도인지 헷갈린다. 바셀린을 피부에 바르는 것과 매일 먹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인데 말이다.
더 웃긴 건 체스브로가 1933년에 96세까지 살았다는 점이다. 1900년대 초반 기준으로도 상당히 오래 산 편이라서, 바셀린을 안 먹었으면 100세를 넘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깐 든다. 물론 실제 사망 원인이나 바셀린과의 관계는 자료만으로 알 수 없다. 그냥 백세 장수에 아주 조금 못 미친 숫자가 묘하게 아쉽다.
바셀린 자체는 지금도 피부 보호제로 쓰이고, 건조한 부위에 바르는 용도는 익숙하다. 하지만 코 안쪽 깊숙이 바르거나 먹는 것까지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. 발명가가 96세를 살았다는 기록이 오히려 사람을 방심하게 만들 것 같다. 제품은 믿어도 발명가의 섭취 습관까지 따라 하면 안 됨.